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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 배우다

[ 아마존 시리즈 #2 ] 미션과 비전 (Mission & 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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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우다
# 2


 

[ 아마존 시리즈 #1 ]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우다 # 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 아마존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아마존이 스타트업과 무슨 연관이 있냐는 생각이 든다면, 이 글을 꼭 읽

jinstartup.tistory.com

이미 눈치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아마존 시리즈는 top-down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 글에서는 제프 베조스의 유일한 자필 서적을 소개하면서 아마존을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으로 정의하는 이유를 간단히 소개했다. 지금부터는 아마존의 미션과 비전을 필두로 거대 스타트업의 성장 동력을 파헤쳐 보려 한다.

 

미션과 비전이란?

미션과 비전은 때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되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되며 아마존도 아래와 비슷한 구조를 사용한다.


많은 스타트업들도 위의 구조를 따라 미션을 설정하는데 두 가지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있다.

1. 미션이 서비스나 제품에 한정되어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2. 미션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명확한 action item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

놀랍게도 아마존의 미션은 이 두 가지 함정을 피했고 미래 지향적인 방향성과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할 지침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그 미션은 바로 다음과 같다.

To be Earth’s most
customer centric company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는 것

별거 없어 보이는 문구를 보고 어디선가 실망의 표정을 짓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설명을 덧붙이겠다. 아마존 미션 원문은 "고객 중심"이라는 존재 이유(why)를 달성하기 위해 IT를 사용하여 고객의 최상의 구매 경험사업의 성공을 돕겠다는 두가지 비전(what)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비전은 아마존의 중심 사업인 아마존 닷컴 (amazon.com)과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연결된다.

We aim to be Earth’s most customer centric company. Our mission is to continually raise the bar of the customer experience by using the internet and technology to help consumers find, discover and buy anything, and empower businesses and content creators to maximise their success.

물론 아마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어떻게 고객 중심이 회사의 존재 가치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아까 언급했던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미션이 아닌가 의심할 수 있지만 필자는 아마존에서 6개월간 근무하면서 이 미션이 일상의 업무에 얼마나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하나의 일화로 Jeff Bezos의 이메일로 고객의 불만 사항이 접수되면 그는 "?" 물음표 하나를 달아 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forward 한다. 그럼 부서 담당자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최대한 빨리 그 문제를 해결한다. 극단적인 일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백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회사의 CEO가 여전히 한 고객의 불만 사항에 이처럼 반응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는 소비자가 백만 명의 똑똑한 아마존 직원들보다 훨씬 까다롭고 민감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존 내부에서 고객의 목소리가 무시되거나 묵살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늘 직원들을 일깨운다.


이 점에서 창업가들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창업가는 누구보다 자신의 제품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보니 본인의 니즈를 제품에 열정적으로 녹여낸다. 하지만 그 이후 고객의 피드백이 들어오면 그만큼의 노력과 열성을 다해 집착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창업가는 소비자가 누구보다 까다롭고 예민하다는 사실을 항상 인정하고 이 점을 이용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들은 비용을 지불한다는 지점에서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는데, 창업가 스스로가 그들보다 제품에 대해 더 잘 알고 오랜 기간 봐 왔다고 확신하는 순간 망하는 지름길로 들어서게 된다. 고객 중심적이라고 스스로 자부한다면 아래의 유명한 flywheel을 보면서 본인이 진정으로 고객 중심적이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Amazon Flyhwheel

위 그림의 한 가운데 Growth라고 적혀 있듯이 Amazon Flyhweel은 온라인 서점으로 출범한 아마존이 모든 영역에서 전 세계 시장을 독식하게 만든 강력한 엔진이다. 그리고 이 엔진은 크게 두 가지 동력으로 움직인다.

1. 고객 경험 Customer Experience
2.  낮은 가격 Lower Price

첫 번째 동력인 '고객 경험'은 한국 스타트업 씬에서 워낙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다. 제품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동력인 '낮은 가격'에서 진정한 고객 중심의 여부가 판가름 난다. 많은 스타트업은 자금 부족으로 인해 어느 정도 사용자가 유입되고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면 가격을 높여 매출을 올리겠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든 고객 경험을 개선해 가격을 올리기 위한 정당성을 마련하기 위해 혈안이 되곤 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고객은 같은 비용을 반복해서 내는 순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고객 경험을 당연히 기대한다. 그전까지 지불한 기억이 무의식 중에 남아있기 때문에 고객 경험이 높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베조스는 지속적인 고객 경험 개선이 필수 불가결한 영역임과 동시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서 전체적인 scale을 높이는 전략을 세웠다. 몇 년 동안은 적자에 시달려야 했지만 일정 scale에 다다랐을 때 아마존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허무맹랑하게만 보였던 Flywheel의 가설은 완벽하게 검증되었다. 몇 년 동안의 적자를 예상하고도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만족에 극단적으로 집착했던 그의 사업적 광기였다. 

과연 나 스스로도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눈 앞의 death valley를 연장하는 상황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베조스는 그동안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았다.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선했다. 그리고 그의 계획대로 사용자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증가했고 현재는 이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사용성의 측면에서 고객 중심을 외치는 기업가는 많이 보았다. 하지만 '더 낮은 가격'의 부분에서 고객과 타협하지 않고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기업가는 더 많이 보았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정말 싼 가격에 최고의 효용을 누리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까지 고객의 입장에 서 있는지 늘 점검하고 가격을 최대로 낮추기 위해 사업적 전략을 다지는 것까지 창업가의 역량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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